홍성, 일요일 새벽. 잠은 푹 잤다. 몸이 가볍다. 피곤함은 없지만, 이불 속은 여전히 편안하고 유혹적이다. 창밖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는 정겹다 못해 조금은 시끄럽기까지 하다. 이불 밖으로 나가자고 재촉하는 나와, 아직은 조금 더 이 안에서 머물고 싶다는 내가 잠시 대화를 나눈다. ‘노래 한 곡만 듣고 나가자.’ 그렇게 타협했지만, 결국 세 곡을 듣고서야 운동화를 신는다. 일요일 새벽의 달리기. 이건 한 주를 마무리하는 달리기일까, 아니면 또 다른 한 주를 준비하는 달리기일까. 그건 매번 달라진다. 가열차게 달려온 한 주의 끝에서는 마무리의 달리기가 되고, 조금 막막한 새로운 한 주를 앞두고 있을 때는 준비의 달리기가 된다. 삶의 리듬이 달리기를 규정하는 것이다. 어쩌면 둘 다 맞는지도 모르겠다. 마무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