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ning with Stories

모든 발걸음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달리고, 그 순간의 감정과 생각들을 기억합니다. 러너스로그는 그런 발걸음의 이야기를 함께 써내려가는 공간입니다.

『달리는 마음, 철학하는 몸』

달리기 2

마라톤 풀코스를 향하는 마음

처음엔 잘 몰랐다. 다만, 뭔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막연한 마음뿐이었다. 운동 부족, 체중 증가, 체력 저하, 스트레스, 건강 악화… 몸이 무거워지고, 마음도 무거워질 즈음, 나는 달리기를 만났다. 조금은 억지로 시작했고, 뛰기만 하면 숨이 차고, 땀이 나고, 근육통으로 금방 멈춰 서곤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처음의 10분이, 그리고 조금 더 지나 도달한 5km가 내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오늘은 어땠어? 이제 좀 괜찮지 않아?”“조금 뛰다 보니 할 만하지? 조금 더 가볼래?”“힘들었지만, 뛰길 잘했지?” 달리기는 그렇게 조금씩 나를 바꿔갔다. 많은 사람이 그렇듯 처음엔 건강 때문이었다. 그러다 습관이 되었고, 어느새 삶의 리듬이 되었다. 몸이 아니라 마음을 위해 뛰는 날이 늘어났다. 일상이 무너질..

달- : 움직이고 싶은 마음의 신호

인간 안의 생명력을 깨우는, 움직임의 본능이자 언어 ‘달리다’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1. 달음질하여 빨리 가다, 2. 빠른 속도로 움직이다, 3. (마음이나 생각이) 기울어 쏠리다, 4. 일에 열중하다 등 여러 다양한 의미를 품고 있다. 어원적으로 보면, ‘달-’이라는 어근에 동작을 나타내는 접미사 ‘-리다’가 붙어 만들어진 말이다. 그 짧은 음절 하나, ‘달-’에는 움직임, 속도, 방향성, 갈망이 담겨 있다. 이 말은 단순히 육체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존재 깊숙한 곳에서부터 솟구치는 내면의 충동이 응축된 살아 있는 언어다. ‘달-’은 무엇보다도 역동성을 품은 말이다. 움직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상태. 머물지 않고 어딘가를 향해 뻗어나가려는 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