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ning with Stories

모든 발걸음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달리고, 그 순간의 감정과 생각들을 기억합니다. 러너스로그는 그런 발걸음의 이야기를 함께 써내려가는 공간입니다.

『달리는 마음, 철학하는 몸』

Running Philosophy [철학] 2

은유로서의 마라톤

사람들은 종종 마라톤을 은유로 사용한다. 누군가는 인생이 마라톤 같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사랑을, 관계를, 성장의 여정을 그렇게 부른다. 마라톤이란 무엇이기에, 우리는 그 이름으로 삶을 설명하려 하는 걸까? 마라톤은 단지 42.195km라는 거리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다. 그건 한 인간이 끝까지 가보겠다는 마음의 형식이며, 무너지더라도 다시 일어서려는 존재의 방식이다. 마라톤에는 출발선이 있고, 결승선도 있고, 설렘이 있고, 설렘을 능가하는 두려움도 있고, 중도 포기도 있고, 걷다가 다시 뛰는 선택도 있다. 마지막 몇 km를 남겨두고 멈춰야만 하는 순간도 있다. 그 모든 순간은 마라톤이기도 하고, 동시에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 마라톤은 여러 면에서 삶을 닮은 극장이다. 누군가는 주체할 수 없는 젊음처..

스토아적 달리기 : 나답게 달린다

어느 날,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하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다리가 아프고, 숨이 차오르며, 귀에서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소리와 자동차 소리가 함께 섞여 나를 자극한다. 공원으로 접어들어 달리는데 한 러너가 나를 지나쳐 달려간다. '왜 이렇게 힘들지?' '저 사람은 나보다 빠르네.' '나는 왜 이 정도밖에 못하지?' 머릿속에서 수많은 목소리들이 웅성대기 시작한다. 그때 문득, 고대 철학자 포시도니우스의 말이 떠올랐다. "예측할 수 없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통제하고 정복할 수 있는 영역은 바로 나 자신뿐이니까." 달리기는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운동이 아니다. 나와 나 사이의 싸움이며, 외부 환경과의 타협이고, 무엇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